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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춘천마라톤을 일주일 남기고

 

철저히 혼자살고 있다

음, 철저히까진 아니고

그렇다

 

단순히 독립해서 혼자 산다는 뜻이 아니라 가족, 친구, 그외 여러 지인들과의 

만남도 없고 연락도 하지도 받지도 않다시피 하고 있다

혼자 밥먹고, 영화보고, 운동하고,,

이렇게 지낸지 약 7개월 정도가 지났는데,

처음부터 의도 한건 아니었지만

목표한 것을 위해 달려가다 보니

자연스레 그렇게 되었고

또 익숙해져 간다

 

"죽었냐" 라는 말은 기본이고

친한친구에게는 "너 정말 연 끊고 싶냐?!" 라는 문자까지 받기도 했으니

모두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생계를 유지해야 하니 일은 하지만, 필요한 최소한만 번다

단순히 돈을 벌기위한 일이지

좋아한다거나, 해보고싶다거나, 관심있는일은 아니다

그 외에 모든 시간은 나를 위해,

하고 싶은 달리기에 투자한다

 

옷을 산지가 언제인지,

런닝화와 트레이닝복, 그외 필요한 악세사리나 보충제등의 구입이

일순위가 되었고

일하는 시간외엔

훈련하고 휴식하는데 모든 시간을 쏟는다

그 좋아하던 술도 거의 안마신다

고작해야 정모끝나고 밥먹을때 막걸리 한잔정도,

이젠 그닥 술마시고 싶단 생각조차 안든다

 

하루에 몇마디나 할까

생각해보니 일할때도 필요한 말만 하고, 그나마 주에 한번 있는 하늘과노을 정모에서

약간의 대화가 있을 뿐이다

말이 많은 편이 아니라(많을 수도_)

입이 근질하다거나 답답한건 아니지만

계속 이러다 나중에 대인관계나 사회생활에 있어 힘들어 지는게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든다

뭐 대인관계야 지금도 어려운 문제이긴 하지만,

 

어떤것에 빠져들고 심해지면 미치게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이런 평범하지 않은 생활을 계속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이상하게 변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만의 개성이 있는거지,

이상하고 기준을 넘어 정신이상자 처럼 보이는 사람이 되지 않으려고

수시로 타인의 입장에서 나를 바라보고 정신차리면서

건강한 정신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다

 

어떤 물질적인 이익이 있는 것도 아니고

흔히 말하는 스펙, 스킬같은것에 도움이 되지도 않는데

은근 많은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

내가 하는 마라톤,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누구에게 보여지기 위한 것도 아닌

오직 나를 위해 달린다

취미 이상으로 내 생활의 많은 부분을 투자하고 있는데

어떤 목표한 것을 위해 그것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또한 하고싶은 것을 하고 있기에

생활은 궁핍해도 만족한다

사실 지금 그것 외엔 마땅히 의욕솟는 일이 없기도 하다

일에 지금의 열정과 힘을 쏟고 싶은데

아직은 때가 아닌가 보다 라고 위로 삼고 있다

 

달리기

힘든운동 1위가 마라톤, 2위가 사이클, 3위가 조정이라고 한다

매번 고통과, 자기자신과의 싸움이고

아까 말했듯이 은근 많은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

이렇게 힘든 운동이지만

달린다는 그 원초적인 행위에 많은 매력을 느낀다

달리면서 모든 걱정과 잡생각은 사라지고

파란하늘과 구름, 노을, 길가의 꽃들과 바람을

온몸으로 감상하고

가끔씩 러너스하이를 느끼며 머리끝까지 전율이 오는 쾌감을 맛보기도 한다

지금 이렇게 건강한 몸으로 달릴 수 있음에

감사하고 행복하다

 

4월부터 10월까지 나의 달림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겨울내내 달림을 쉬고 일만하다 다시 시작하려니

적응해가고 몸상태 끌어 올리느라 힘들었고

유월엔 하늘과노을과의 인연으로 그간의 잘못된 자세도 고치며

실력도 많이 늘어갔다

비가와도 달리고,

새벽에도 달리고,

여름엔 온몸이 젖고 신발까지 젖을 정도로 땀을 흘리고

더위와 싸워가며 달렸다

그렇게 잘 훈련을 이어가다

8월 말에 참가했던 설악산 산악마라톤에서 발목부상을 당하면서 리듬이 깨져 혼란이 왔지만

일주일만에 회복했고

다시 탈없이 달릴 수 있게 되어 정말 다행이었다

8월, 9월, 10월엔 여러차례 대회에도 참가했고

예전보다는 단축된 기록이 나와서 훈련을 잘 해나가고 있는것 같아 만족스러웠다

 

이렇게 서브3를 목표로 월300km정도의 훈련을 소화했고

어느덧 대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목표달성한다면 너무 기쁘겠지만 실패해도 후회는 없고

다시 도전하면 된다

마라톤은 하는만큼 나오는 정직한 운동이다

노력이 부족했으니 실패한것이지

다른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만족스런 몸상태와 실력이 아니지만

그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달릴 것이다

 

할 수 있다는 의지

하면 된다는 신념

일체유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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